쇼핑카트 끌고 집으로 '카트 라이더', 외국기업 해결책은 IT

관리자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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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카트 끌고 집으로 '카트 라이더', 외국기업 해결책은 IT


지난 8일 롯데마트 영등포점에서 700m 거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버스정류장 길가에 버려진 쇼핑카트. 



[톱데일리 최은지 기자]

대형마트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장을 본 뒤 쇼핑카트를 집 앞까지 끌고가는 '카트 라이더'들이다.

없어진 카트는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주로 발견된다. 심지어 집에 가져갔다가 다시 끌고 와 쇼핑하는 사람도 있다.

현행법상 카트를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죄나 처벌은 쉽지 않다.

지난 7~8일 기자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영등포점 주변 아파트 단지 3여곳을 둘러본 결과 카트 여러대가 길거리에서 발견됐다.

롯데마트 영등포점에서 400m 떨어진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카트 3대가 모여 있었고,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는 쓰레기로 찬 카트가 방치됐다. 마트에서 700m 거리의 다른 아파트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도 카트 1대가 발견됐다.

인근 길거리에 버려진 카트도 상당수였다.

지난달 7일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한 여성이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500m 이상 떨어진 주택가 근처에 카트만 남기고 사라진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카트가 매달 10대 가운데 1대가 사라지고 있어 주변을 물색해보면 집 앞이나 길거리에 버려져있다"면서

"인근에 아파트가 모여있어 경찰에 신고하면 손님이 끊길까봐 신고도 어렵다"고 말했다.

고객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마트들은 직접 카트수거반을 운영해 아파트 지하주차장, 놀이터 등에 방치돼 있는 카트들을 회수해 온다.  

대부분의 마트 앞에는 카트 유출을 막는 볼라드(장애물)가 설치돼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막긴 하지만 고객이 볼라드를 넘어 들고 나가면 손 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카트는 1대당 17~20만원으로 생각보다 고가다.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 위치한 대형마트 직원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을 오가며 파손되면 바퀴 수리비도 많이 들어간다며

"고장 난 카트를 마트 에스컬레이터에서 사용하면 카트가 굴러 내려와 사고 난 적이 많다"고 얘기했다.

마트 한개 지점에서 매년 쇼핑카트 수백대가 분실되는 것을 감안하면 점포 당 손실액은 연간 수천만원으로 추정된다.

이어 그는 "현재로선 '코인락'이 유일한 강구책이다.

동전을 넣어야만 사용 가능한 코인락 기능을 두면 그나마 회수율이 높다"고 밝혔다.

단돈 100원이라도 카트에 넣었던 동전이 일종의 보증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산 이케아 아이컴퍼니는 500원짜리 동전을 요구하는 '귀한' 쇼핑카트를 사용하고 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비뚤어진 시민의식이 문제로 지적된다. 한 아파트 단지 공원에서 운동을 하던 김모씨(62, 자영업)는 쌓여 있는 카트를 보며

"카트를 가져오면 잘못된 걸 알면서도 남들이 하니까 괜찮겠지라는 마음가짐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기업들도 자사가 직원에게만 제공한 물품을 허락 없이 사용한 시민들과 갈등을 빚었지만 전자 잠금 장치나 GPS 등 IT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하와이 유명 쇼핑몰 월마트는 지역 주민들이 주차장 밖으로 쇼핑카트를 몰고 나가 쇼핑한 물건만 자동차에 실어 가는 행위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월마트는  '파이브 엘리먼츠 로보틱스(Five Elements Robotics)'라는 로봇업체와 손잡고 2016년부터 로봇 쇼핑카트를 개발 중에 있다.

매장 내에서 소비자가 힘들여 카트를 밀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매장 밖으로 카트가 나가면 경고 시스템이 울린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에 있는 구글 본사 '구글 캠퍼스'도 유사한 문제로 홍역을 겪었다.

윌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2008년부터 직원들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제공한 자전거 G바이크(G-Bike)가 인근 마운틴뷰 주민들에 의해

매주 110~250 대 이상 도난당하거나 분실됐다. 당초 자전거를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문구만을 게시했던 구글은 자전거 도난이나 분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자전거에 GPS 추적기를 달기 시작했다. 구글과 계약한 업체 인력 30명이 5대의 밴을 이용해 마운틴뷰 지역을 돌며

GPS로 확인된 자전거들을 수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엔 구글 직원들만 스마트폰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전자 잠금 장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마운틴뷰 지역민들은 구글회사가 자전거를 무료로 제공했다고 생각해왔다"며

"저희도 잠금 장치, GPS 등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회사 방침을 알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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